싸피일기는 블로그에서 인기가 좋다. 개발자가 되는 과정에서 부딛친 것들 느낀 점들을 담았고 지금 다시 보면 부끄럽지만 그래도 내가 열심히 하려했구나 싶기도 하다.
23년 7월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내일, 월요일은 만으로 1년이 되는 날이다.
뭐든 남겨 놓으면 훗날 향수를 맡아볼 수 있으므로 글을 써본다.
싸피 이후
싸피를 졸업하고 백수로 내던졌던 6월.. 스스로가 부족해보이고(실제로 부족함) 조급하고(실제로 급합) 앞길이 막막할때(실제로 깜깜함). 개발에서 손을 놓으면 안되겠다는 마음으로 싸피에서 했던 프로젝트를 리팩토링 했다. 취업박람회에 넣을 자소서도 같이 준비했다. 6개정도 회사에 지원했던것 같은데 그 중 이 회사에서 면접을 불러줬고, 면접 이틀 후 합격연락을 받았다. 그땐 굉장히 기뻤다. 와 나 합격이래! 하지만 곧 걱정들이 밀려왔다. 출근에 대한 두려움. 싸피수료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조금 더 공부하면 더 좋은 회사를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 여러가지 생각들이 있었다. 마음을 붙잡아 준 것은 기회의 상태에 중독되면 안 된다는 교훈이었다. 나름 중견기업이었고 복지가 좋기로 유명한 회사이기 때문에 조건이 좋아보였고 출근한다면 뭐든 배우겠지! 싶어서 입사를 결정했다.
회사
첫 출근날이 생각난다. 미소를 잃지 말아야지! 다짐했지만 잔뜩 굳어서 우스꽝스러웠을것 같다. 한 달 정도 적응기를 주셨다. 파일들을 뒤져보고 프로젝트를 파악하거나 스프링부트 공부도 하고 알고리즘을 풀기도 했다. 자율출퇴근제라 지각에 대한 압박도 없고, 팀원들도 정말 친절하셨기 때문에 금새 적응했다. API 수정하는 일이나 간단한 CURD를 맡아서 개발했다. 내 코드가 머지되는 기분은 정말 개운했다! 사랑하는 내 코드가 문제없이 거대한 프로젝트에 흡수되다니. 이런게 개발의 재미인가 싶었다.
3개월차쯤엔 간단한 모듈 하나정도 맡아서 개발을 진행했다. 다른사람의 코드를 보면서 많이 배우는 시간이었다. 작성자에게 물어보거나 코드 작성자를 만날 수 없다면 왜 이렇게 했을까? 생각해보기도 했다. 내가 쓰는 코드는 이유가 있다기 보다 그렇게 해왔어서가 컸다. 나도 이유있는 코드를 만들기 위해 시간을 많이 보냈다. 팀회의에서 선배가 "코드 잘 짜시는데요?" 라고 했을땐 정말 기뻤다. 그래도 나 쓸만하구나!!
기획리뷰회의도 참석하면서 기획에 대해 고민을 가지기도 했다. 인사노무관리를 공부한 적이 있었고, 그래서 어떤 의미에서 기획자가 이런 서비스를 들고나왔는지 어렴풋이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왜 개발자가 안된다고 말하는지도 알것 같았다. 구현되면 좋겠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이유가 있는 기획. 이 회의에서 나의 역할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 사실 아직도 정답은 모르겠다. 하지만 정확한 의사전달과 경청하는 자세는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만은 명확히 알게되었다.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말하기. 상대의 함의를 발견할 수 있는 듣기를 하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6개월차쯤엔 후임 신입사원을 받았다. 신입사원을 챙겨주는건 자연스럽게 내 몫이었는데(당연하다 막내다) 우리 팀에 좋은 인상을 가지고 편안하게 회사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성심성의껏 모셨다. "핑구님이 정말 신경 많이써주셔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을 땐 뿌듯했다. 이친구 뭘 아는구만!😎
개발 회의때 무엇을 고려해 어떻게 개발해야하는지 의견을 나누면서 나의 부족함을 체감한다.(당연함. 아직 1년차임.) 더 잘해지고 싶다. 선배같이 심드렁한데 귀신같은 해결책을 내놓는 긱시크인간이고싶다. 그래서 공부도 꾸준히한다. 요즘은 <토비의 스프링> 완독하기를 하고있다. 스프링과 짱친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전자펭귄이 아닐때
개인적으로는 진짜 어른이 된 것 같았다. 20살때 술을 마셨어도, 부모님 품을 떠나 자취를 했을 때도 나 이제 어른이군 했지만 지금과 같은 무게감은 아니었던것 같다. 내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해야하고 심지어 잘 해내야 한다. 주말이 쏜살같고 친구들과의 모임이 가물어지고.. 어릴땐 결혼식 가는게 재밌었는데 왜 어른들이 귀찮아했는지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정도면 진짜 어른이군.
차도 샀다. 출퇴근 시간은 드라마틱하게 줄어들진 않았지만.. 그래도 체력을 아낄 수 있고 회사에서 공부를 하다가 늦게 퇴근할수도 있다. 차까지 샀으면 진짜진짜 어른이군.
첫출근과 함께 필라테스도 했었는데 요즘은 수영을 다닌다. 이제 뛰어도 숨이 안 찬다. 멋진데🤩
회고라고 해놓고 아무말이나 쓴 것 같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편안하게 일할 수 있어 복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좋은 동료가 될 수 있도록 신경써야겠다. 공부도 지금처럼 꾸준히.. 아니 사실 더 열심히 해야겠다. 이제 2년차인데 부족함이 많이 메워져야할 시기라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실천해서 조직에 도움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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